스마트 건설, '새로운 것'보다 '줄이는 것'이 먼저

<출처 : 한국건설신문> http://www.conslo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116

'도구' 중심의 기술 도입, 현장 체감을 늦추는 주 원인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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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빔 최희정 대표> 

국내 건설 산업은 지금 거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BIM, 드론, AI, OSC 등 이른바 '스마트 건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여전히 엑셀과 메신저, 전화에 의존한 업무가 반복되고 있다.
기술은 앞서가고 있지만, 일하는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도는 기대만큼 높지 않다.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 도입이 '도구' 중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스마트 건설 솔루션은 특정 기능—예를 들어 BIM, 드론, 안전 관리—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구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여러 개의 시스템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여러 툴을 오가야 하고, 동일한 데이터를 반복 입력해야 하는 비효율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연결되지 않은 기술은 혁신이 아니라, 또 하나의 업무일 뿐이다. 이러한 단편적인 기술 도입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피로를 가중시킨다.
스마트 건설을 위해 도입된 기술이 '편리함'이 아니라 '추가 업무'로 인식되는 순간, 현장의 자발적인 활용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더해 건설 현장은 단일한 사용자 집단이 아니다. 본사 관리자, 현장 관리자, 협력업체, 그리고 감리단까지 각기 다른 역할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
특히 오랜 경험을 기반으로 현장을 이끄는 감리단을 포함한 다양한 참여자들은 디지털 도구에 대한 익숙함의 정도가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솔루션이 이러한 사용자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은 새로운 기술을 원하지 않는다. 이미 있는 일을 더 쉽게 만드는 방법을 원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데이터 활용 환경이다.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도 건설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 입력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현장 업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일부 현장에서는 동일한 정보를 여러 번 입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작은 불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결국 현장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결국 지금의 스마트 건설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연결되지 않은 시스템, 단편적인 기능 중심의 도구, 그리고 사용자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현장의 비효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스마트 건설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쓰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업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다.
특히 시공관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각종 법적 문서와 관리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우리는 '연결'과 '업무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크로스팀은 시공관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법적 문서와 관리 업무를 중심으로,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업무 흐름을 하나로 연결하고 불필요한 반복 작업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복잡한 기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더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흥미로운 점은, 업무가 줄어들면 데이터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도입 초기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 사진과 기록 데이터의 양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이 쉬워질수록 기록은 자연스럽게 축적되고, 그 결과 오히려 처리 속도가 고민이 될 정도로 데이터가 쌓이기도 한다. 이는 기술이 현장에 정착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스마트 건설의 성패는 기능의 개수가 아니라, 줄어든 업무의 양으로 결정된다. 스마트 건설의 미래는 더 많은 기술이 아니라, 더 적은 업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