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 돌파구는 SOC 공공투자

<출처 : 한국건설신문> http://www.conslo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631

SOC 공공투자 통해 민간 부문의 투자 공백 보완해야
지방 사업 확대로 경제 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 도모

daaabe8e328be.jpg

 <박용석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부동산경제연구소장> 

한국 경제가 좁은 통로에 갇혀 있는 듯하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버티고 있지만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 중후반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은 2025년 1.85%, 2026년 1.66%, 2027년 1.5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2026년에는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없듯이, 건설업도 침체의 늪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 하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고용창출 산업이자 철강, 시멘트, 기계, 운송, 설계·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대표적인 내수 기반 산업이다. 건설투자의 위축은 단순히 건설업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경제와 관련 산업 전반으로 파급된다.
역사적으로도 경기 침체기에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민간 부문의 투자 공백을 보완한 사례는 적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사회간접자본(SOC) 공공투자를 통해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국회는 2026년 국토교통부 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인 62조 8,000억원으로 확정하고, 이 가운데 약 21조 1,000억원을 SOC 분야에 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한 규모로, 침체된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러한 예산이 실제 공사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종이 위의 숫자에 그칠 뿐이다.

최근 수년간 SOC 예산의 불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산은 편성되었지만 인허가 지연, 사업계획 변경, 사업성 부족, 입찰 유찰 등으로 집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재정이 적기에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면 경기 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SOC 예산 확대만큼 중요한 것이 예산 집행의 혁신이다.

집행 부진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사비 현실화 문제다. 최근 건설공사비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일부 공공사업의 예정가격과 총사업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반복된 유찰이나 위례신사선 사업의 장기 지연 사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적정 수익 확보가 어려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사업 지연과 예산 집행 부진으로 이어진다.

또다른 문제는 지역 간 불균형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할 SOC 투자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민간 주택시장 침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지방에서는 공공 발주가 건설경기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지방 SOC 사업이 충분히 확대되지 못하면 지역 일자리 감소와 인구 유출로 이어져 지방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한편, 앞으로의 SOC 투자는 과거의 도로·철도·항만 중심에서 한 단계 진화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데이터센터, 첨단 물류시설, 전력망, 수소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기반시설 등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를 국가 성장전략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
미래형 SOC는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SOC는 예산 확대뿐만 아니라 집행 품질의 혁신이 필요하다. 총사업비를 물가 상승에 연동해 조정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연초 조기 집행을 제도화하며, 사업 지연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환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지방 SOC 사업을 확대해 지역경제 회복과 국가균형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민간투자 위축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SOC 공공투자는 단순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
예산을 얼마나 많이 배정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또 어떻게 쓸 것인가도 지금 SOC 정책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