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건설신문> http://www.conslo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876
<칼럼 :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
동영상 기록관리, 진실은 밝혀도 예방은 못 한다
실시간 검측정보 통한 사전 예방 대책 강화 필요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
■ 무엇이 사라졌는가
지난 5월, GTX-A 삼성역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80개 가운데 50개에서 주철근이 빠졌다는 뉴스가 전국을 흔들었다. 누락된 주철근은 약 2,750본, 자재로 약 178톤. 언론은 사라진 철근의 무게를 셌다.
검측 보고서는 전 항목 '적합', 주철근 상태는 '양호'였다. 서류는 완벽했다. 그런데 이 완벽한 서류를 무너뜨리고 사실을 확정한 것은 무엇이었나. 추궁도, 자백도 아니었다. 뒤늦게 제출된 '검측 동영상'이었다.
■ 실토시킨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영상이었다
검측 조서의 '적합' 도장이 증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시각, 그 위치에서, 그 철근을 확인했다는 사실인가. 아니다. 누군가 나중에 어디에선가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뿐이다.
위치도 시각도 대상도 담지 못한 기록은 증거가 아니라 진술이고, 진술은 번복된다 — '몰랐다'로. 그러나 영상은 번복되지 않는다.
타설 전 배근 상태가 영상으로 남아 있는 한, '몰랐다'는 성립할 수 없었다. 결국 검측서와 검측 동영상이 제출되면서 사실은 확정됐다. 여기까지가 디지털 기록의 힘이다. 기록이 있는 곳에서 거짓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 그러나 동영상은 '사후약방문'
그렇다면 동영상 기록관리로 충분한가. 아니다. GTX가 동시에 보여준 것은 영상의 한계다. 첫째, 용량이다. 현장 수개월치 촬영분은 테라바이트 단위의 거대한 파일 더미다.
둘째, 검색이 안 된다. 어느 기둥, 어느 구간, 어느 타설 직전인지 사람이 일일이 돌려 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뒤져야 한다.
셋째, 결정적으로 시점이 늦다. 영상은 문제가 터진 뒤에야 판독된다. 오류 확인에서 사실 확정까지 반년이 걸린 이유다. 영상은 사고를 막지 못한다. 사후에 증명할 뿐이다.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이다.
그래서 GTX에서 진짜 0바이트였던 것은 영상이 아니다. 배근이 조립되던 바로 그 순간에 생성됐어야 할, 구조화된 '검측정보'다. 기록은 있었으나 검측정보는 없었다.
■ 검측의 정의를 다시 쓴다
우리는 검측을 '행위'로 정의해 왔다. 도면을 들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행위. 그래서 사고가 나면 "검측을 했느냐"고 묻는다.
잘못된 질문이다. 행위는 증발한다. 남는 것은 기록뿐이고, 기록되지 않은 행위는 법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은 것과 같다.
검측의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검측은 확인하는 행위가 아니라 증거를 생성하는 행위다. 기준은 하나다. "검측을 했다"가 아니라 "검측이 남았다".
■ 영상정보를 넘어, 실시간 검측정보로
답은 검측정보의 디지털화, 그리고 AI화다. 검측하는 순간 위치·시각·부재 번호·측정값·도면 대조 결과가 구조화된 데이터로 생성되어 발주처 서버로 실시간 전송된다.
AI는 배근 사진과 영상을 그 자리에서 판독해 도면과 대조하고, 2열이어야 할 자리에 1열만 있으면 타설 전에 경보를 울린다.
테라바이트를 사후에 뒤지는 것이 아니라, 생성되는 즉시 판정하는 것이다. 사후 판독에서 사전 차단으로 — 이것이 영상정보와 실시간 검측정보의 결정적 차이다.
이 데이터는 성실한 기술자에게는 감시 장치가 아니라 알리바이다. "나는 확인했다"를 말이 아니라 데이터가 증언한다.
그리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흐르는 구조에서는 여섯 달의 공백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침묵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이후의 질문
GTX 이후, 발주처와 국민이 현장에 던지는 질문은 바뀔 것이다. "시공은 잘 됐습니까"가 아니라 "증거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 증거는 실시간입니까".
종이 조서는 이미 답이 아니고, 동영상 더미도 절반의 답일 뿐이다. 이제 모든 기둥에는 두 개의 기초가 필요하다. 하나는 콘크리트, 하나는 실시간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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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건설신문> http://www.conslo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876
<칼럼 :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
동영상 기록관리, 진실은 밝혀도 예방은 못 한다
실시간 검측정보 통한 사전 예방 대책 강화 필요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
■ 무엇이 사라졌는가
지난 5월, GTX-A 삼성역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80개 가운데 50개에서 주철근이 빠졌다는 뉴스가 전국을 흔들었다. 누락된 주철근은 약 2,750본, 자재로 약 178톤. 언론은 사라진 철근의 무게를 셌다.
검측 보고서는 전 항목 '적합', 주철근 상태는 '양호'였다. 서류는 완벽했다. 그런데 이 완벽한 서류를 무너뜨리고 사실을 확정한 것은 무엇이었나. 추궁도, 자백도 아니었다. 뒤늦게 제출된 '검측 동영상'이었다.
■ 실토시킨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영상이었다
검측 조서의 '적합' 도장이 증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시각, 그 위치에서, 그 철근을 확인했다는 사실인가. 아니다. 누군가 나중에 어디에선가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뿐이다.
위치도 시각도 대상도 담지 못한 기록은 증거가 아니라 진술이고, 진술은 번복된다 — '몰랐다'로. 그러나 영상은 번복되지 않는다.
타설 전 배근 상태가 영상으로 남아 있는 한, '몰랐다'는 성립할 수 없었다. 결국 검측서와 검측 동영상이 제출되면서 사실은 확정됐다. 여기까지가 디지털 기록의 힘이다. 기록이 있는 곳에서 거짓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 그러나 동영상은 '사후약방문'
그렇다면 동영상 기록관리로 충분한가. 아니다. GTX가 동시에 보여준 것은 영상의 한계다. 첫째, 용량이다. 현장 수개월치 촬영분은 테라바이트 단위의 거대한 파일 더미다.
둘째, 검색이 안 된다. 어느 기둥, 어느 구간, 어느 타설 직전인지 사람이 일일이 돌려 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뒤져야 한다.
셋째, 결정적으로 시점이 늦다. 영상은 문제가 터진 뒤에야 판독된다. 오류 확인에서 사실 확정까지 반년이 걸린 이유다. 영상은 사고를 막지 못한다. 사후에 증명할 뿐이다.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이다.
그래서 GTX에서 진짜 0바이트였던 것은 영상이 아니다. 배근이 조립되던 바로 그 순간에 생성됐어야 할, 구조화된 '검측정보'다. 기록은 있었으나 검측정보는 없었다.
■ 검측의 정의를 다시 쓴다
우리는 검측을 '행위'로 정의해 왔다. 도면을 들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행위. 그래서 사고가 나면 "검측을 했느냐"고 묻는다.
잘못된 질문이다. 행위는 증발한다. 남는 것은 기록뿐이고, 기록되지 않은 행위는 법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은 것과 같다.
검측의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검측은 확인하는 행위가 아니라 증거를 생성하는 행위다. 기준은 하나다. "검측을 했다"가 아니라 "검측이 남았다".
■ 영상정보를 넘어, 실시간 검측정보로
답은 검측정보의 디지털화, 그리고 AI화다. 검측하는 순간 위치·시각·부재 번호·측정값·도면 대조 결과가 구조화된 데이터로 생성되어 발주처 서버로 실시간 전송된다.
AI는 배근 사진과 영상을 그 자리에서 판독해 도면과 대조하고, 2열이어야 할 자리에 1열만 있으면 타설 전에 경보를 울린다.
테라바이트를 사후에 뒤지는 것이 아니라, 생성되는 즉시 판정하는 것이다. 사후 판독에서 사전 차단으로 — 이것이 영상정보와 실시간 검측정보의 결정적 차이다.
이 데이터는 성실한 기술자에게는 감시 장치가 아니라 알리바이다. "나는 확인했다"를 말이 아니라 데이터가 증언한다.
그리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흐르는 구조에서는 여섯 달의 공백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침묵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이후의 질문
GTX 이후, 발주처와 국민이 현장에 던지는 질문은 바뀔 것이다. "시공은 잘 됐습니까"가 아니라 "증거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 증거는 실시간입니까".
종이 조서는 이미 답이 아니고, 동영상 더미도 절반의 답일 뿐이다. 이제 모든 기둥에는 두 개의 기초가 필요하다. 하나는 콘크리트, 하나는 실시간 데이터다.